인력채용 예정 기업의 심사위원이 보통 1장의 이력서를 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3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워낙 많은 인원이 몰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입사 지원자들은 어떻게 해서든 심사위원들이 자신의 이력서를 보도록 만들어야 한다. 일단 보기라도 해야 뽑든 말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샐러리맨(www.sman.co.kr) 사이트에서는 최근 ‘이력서 콘테스트’를 열어 이에 응모한 이력서 중 헤드헌팅업체 관계자들이 뽑은 우수한 이력서를 대상·우수상·엽기상으로 분류,최근 자사 사이트에 공개했다.

▲대상=제목부터 이력서가 아닌 ‘경력 기술서’라는 새로운 제목을 사용했다.

형식도 일반 기업에서 자주 사용하는 프리젠테이션 리포트 형식을 채택했다. 첫 페이지를 목차로 삼아 개요,약력,군복무 기간 업무실적,봉사 및 사회활동,관심 분야,성품,성장과정 및 배경,지원동기 및 포부 등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제목과 목차부터 호기심을 유발,읽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것이다. 내용면에서도 ‘1,2,3’이나 ‘가,나,다’ 등 중요도에 따라 내용을 분류한 뒤 그래프와 통계 등 데이터를 인용,일목요연하게 자신을 소개해 이력서 자체만으로도 작성자가 범상치 않음을 표현하고 있다.

▲우수상=선정된 5명의 이력서 가운데 IT업체의 테스트 엔지니어 응시용 이력서의 경우 자신이 갖고 있는 테스트 엔지니어의 능력을 불필요하고 진부한 내용없이 구체적으로 기술함으로써 작성자의 능력을 자신감있게 보여주고 있다.

한 여성 응시생의 이력서는 전체 내용을 요약한 다음 프롤로그,에필로그 등 문학적인 표현과 기술 방식을 도입한 뒤 시기별로 자신의 경력 역시 문학적 표현으로 잔잔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의 이력서 양식을 이용하면서도 내용을 충실히 채웠거나,자기소개서에서 경력에 관한 날짜를 월·일까지 구체적으로 기입해 신뢰감을 높인 경우,이력서를 마치 운전면허증을 크게 확대해 놓은 것처럼 만들어 구체적인 내용을 기입한 이력서가 선정돼 소개되고 있다.

▲엽기상=선정된 2건의 이력서는 모두 한 권의 재미있는 수필집을 읽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하는 경우다. "넌 10년 후 뭐 할건데?" 등 대화형 문장이 등장하는가 하면,얼굴 표정과 심리상태를 나타내는 온갖 이모티콘을 쉴 새 없이 사용하고,심사위원의 질문이 나올 만한 항목에서는 주석 달듯이 “왜? 내 맘이다!”를 외쳐대는 등 신세대들의 ‘엽기’ 성향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엽기’의 특성처럼 모든 표현은 정상이 아닌 뒤집기다. “면접관 여러분들은 제 글을 읽고 있음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셔야…(아님 말고)”라든가 “배짱 실력으로 OO대학에 들어갔다(경쟁률 1:1)” “취미는 바둑(인터넷에서 몇 번 하다 자꾸 지는 바람에 이제는 안함)” 그리고 말을 꺼냈다가 수습이 안 되면 “깊이 알려 하지 마라. 다친다….” 등 자신의 장점을 소개할 때는 솔직과 겸손을 넘어 지나칠 정도로 자랑스럽게 내세우고,단점은 잘난 척으로 포장하는 이상한 표현들이 난무한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당장 ‘아웃’ 판정감이었던 이력서들이다.


<스포츠투데이>